[마켓인사이트] 4700억 '실탄' 마련한 유한양행…전략적 M&A로 신약개발 돌파구

입력 2016-12-14 19:00  

2016 기업 리모델링 (9) 유한양행

현금성 자산 2779억 '역대 최대'
올해 바이오벤처 5곳 352억 투자

올 매출 늘었지만 영업이익 감소
화장품 진출로 수익 확대 안간힘
주가 부양 위해 내달 무상증자



[ 임도원 기자 ] ▶마켓인사이트 12월14일 오전 4시16분

유한양행이 3000억원에 육박하는 현금을 바탕으로 인수합병(M&A) 기회를 보고 있다. 올 들어 바이오벤처기업에 잇달아 투자한 데 이어 바이오·제약이나 다른 업종 업체를 사들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자체 신약 개발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신성장 동력 확보가 시급해졌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늘어나는 현금성 자산

김재교 유한양행 기획담당 상무는 14일 “현금성 자산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회사의 성장 전략에 맞는 M&A 대상을 적극 찾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올 3분기 말 연결 기준으로 현금 및 현금성 자산 2779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말(2218억원)보다 25.3% 늘어난 금액으로 창사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1년 이내에 현금화할 수 있는 단기금융상품과 단기금융자산까지 합치면 4696억원에 달한다.

유한양행은 올해 바이오벤처 다섯 곳에 352억원을 투자했다. 지난 4월 파멥신에 30억원을 지분 투자한 것을 비롯해 소렌토(119억원) 네오이뮨텍(35억원) 제노스코(50억원) 이뮨온시아(118억원) 등에 돈을 넣었다. 이들 바이오벤처는 표적항암제, 면역치료제 등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유한양행의 바이오벤처 투자는 경쟁사에 뒤처진 신약 개발 능력을 보완하기 위한 고육책이라는 분석이다. 유한양행은 올해 3분기까지 별도 재무제표 기준으로 매출 9644억원을 올렸다. 국내 제약사 가운데 가장 많다.

이 중 자체 약품을 판매한 제품매출은 2385억원(25.9%)으로 한미약품(4282억원) 녹십자(4055억원) 종근당(3950억원) 등 경쟁사에 뒤졌다.

이정희 사장이 지난해 3월 취임하면서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유한양행이 임상시험 중인 신약(개량신약 제외)은 세 개로 한미약품(13개) 종근당(11개) 등에 밀리고 있다. 10월에는 퇴행성 디스크 치료 신약 임상시험에서 의미 있는 효능을 발견하지 못해 개발을 중단하기도 했다.

◆수익성 악화에 주가도 하락

유한양행은 올 들어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8204억원)보다 17.5%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601억원에서 520억원으로 13.5% 줄었다. 내년에는 회사 매출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B형간염 치료제 ‘비리어드’가 특허 만료 예정이다.

주가도 하락세다. 올초 30만원대이던 주가는 지난 7일 1년 최저가인 18만2500원까지 떨어졌다. 김 상무는 “내년에는 개량신약과 원료수출 부문 실적이 향상돼 올해보다 영업이익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한양행은 주가 부양을 위해 다음달 20일 기존 주당 신주 0.05주를 발행하는 무상증자를 한다.

유한양행은 단기적으로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화장품사업에 뛰어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0월 화장품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전문기업인 코스온에 150억원을 지분 투자한 데 이어 올 8월에는 한국콜마에 스킨케어 제품 개발을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외도’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구자용 동부증권 연구원은 “유한양행은 잘하는 것과 서툰 것을 동시에 하는 사업다각화의 과도기에 있다”고 평가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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